슈타인즈 게이트 재밌게 본 이유 (CERN 타임머신 시간여행자 패러럴월드를 다룬 애니매이션 추천)

2012. 12. 1. 16:37패션매거진👔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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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정확히 1년전, 2011년에 감명깊게 본 애니매이션 작품으로 소개를 해보려고 했는데... 1년전의 저는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사명을 가지고 군복무를 하고 있던 시절이라 결국 쓰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이 글은 잃어버린 버린 1년전 기억을 되살려서 써보게 되는 글이네요 ^^ 앞으로도 이렇게 시간을 돌려버린 시점에서 쓰게 되는 글이 생각보다 많을 겁니다. :)


저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크게 좋아하진 않습니다. 대신 작품성이 있는 애니를 감상하는 것은 매우 선호하는 편인데 요즘엔 그런 작품들을 찾기가 매우 어렵죠. 특히 최근에 쏟아져나오는 작품들은 참 별볼일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여담으로 에반게리온도 정말 싫어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 이유는 작품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본 애니메이션은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의 '카우보이 비밥' '사무라이 참프루', 가이낙스의 기상천외 로봇물 '천원돌파 그렌라간', 베네치아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Aria the Animation' 그리고 영화작품 중에서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워즈' 등등이 있습니다. 썸머워즈는 IT와 관련된 요소들이 많이 가미되어 있어 제가 리뷰로 깊게 다뤄보기도 했구요. ^^ 아무튼 무언가 생각해볼만한 세계관을 창조해낸 작품들을 좋아하는 편이죠 ^^




슈타인즈 게이트, 원작은 XBOX게임이라고 한다.



어쨌던 멋진 애니메이션 작품에 목말라 있던 저에게 슈타인즈 게이트(Steins;Gate)란 작품은 참 재밌고도 신선했습니다. 일단 이 애니메이션은 '시간여행_타임머신'이라는 SF의 단골소재를 가져다 쓴 작품입니다. 영화 '백 투더 퓨처' '데자뷰' 미드 '히어로즈', '로스트' 같은 영화가 재밌었던 이유는 주인공이 시간을 왔다갔다 하면서 전개되는 결과가 예측불허하고, 시간여행이라는 불가능한 소재를 마치 현실에서 가능한 것 처럼 잘 짜여진 연결구도로 세밀하게 연출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런 면에서 시간을 다룬 영화들은 대부분 참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이런걸 타임-리프물이라고 한다죠?)


이 작품의 원작은 2009년 출시된 XBOX 게임이었다고 하는군요. (엥? 게임?) 일본에서는 PC게임으로도 출시되었고, PSP판도 있나 봅니다. 8비트 PC 환경의 느낌을 준 '슈타인즈 게이트 8bit'도 개발이 되는 등 상당히 다양한 크로스플랫폼과 외전이 존재하는군요. 원작게임 자체도 시간여행이라는 소재에 걸맞게 멀티엔딩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쓸데없는 잡설은 그만두고 이 애니메이션이 왜 재밌었는지를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

(지금부터는 이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언급합니다.)






슈타인즈 게이트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우연한 계기로 주인공 휴대폰에서 전송하는 문자메세지가 과거로 전송되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첫화부터 자기주변의 시공간이 달라진 것을 느끼게 되죠 ^^ 재밌는 것은 과거로 문자를 전송함으로써 현재를 바꿀 수 있는 원리를 알게 된 이후에도 현재의 변화를 인지하는 것은 주인공 자신뿐입니다. 


과거의 자신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송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누구나 생각해 봤을만한 시나리오대로... 로또번호를 전송하는 등 자신의 과거에게 현재를 바꿀만한 메세지를 전송하면서 마음대로 현재를 변화시켜 버리고 맙니다.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심각한 '나비효과'를 경험하게 되면서 문제가 커지게 된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모든것을 원상태로 돌리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 스토리죠.


그냥 이랬다면 아... 이런 작품도 있구나 하고 끝냈을 텐데... 애니메이션에서는 더 심오한 재미를 주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바로 어둠의 조직(?) CERN의 존재.



> CERN이 뭐야?


CERN의 대해서 알고 계시는 분 있나요? CERN(Conseil Européen pour la Recherche Nucléaire)은 범국가적인 연구시설로 실존하는 단체입니다.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CERN)라고 불리우는데,  댄 브라운의 소설 '천사와 악마'에서 로버트 랭던이 이 연구소에서 발견된 '반물질' 폭탄을 로마시내에서 찾아내기 위해 분투하죠 ^^ 영화 '천사와 악마'에서는 크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소설에서는 CERN이 꽤 비중있게 등장합니다. 소설 '천사와 악마 Angels & Demons'를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CERN이라는 단체가 뭐 하는 곳인지 잘 아시겠죠 ^^ (댄 브라운의 소설때문에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와 프랑스 국경간에 있는 이 연구소는 월드와이드웹(WWW)의 발명지로도 유명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보고 계시는 이 웹이 탄생한 곳이 바로 CERN이죠. '천사와 악마'란 소설을 보면 CERN이 꽤 상세하게 묘사되는데... 인터넷이 발명된 요람,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기계장치를 가진 곳으로 그려집니다. 실제로도 그렇구요 ^^ 2008년에 만들어진 강입자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가 바로 그것이라고 합니다. 영화에서는 이것으로 '반물질'을 만들어네죠. 반물질은 실제로 CERN에 존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기계장치 LHC, 27km의 원형터널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미지 출저 : 위키피디아)


이야기가 잠시 CERN으로 샜습니다. 뭐 어찌되었든, '천사와 악마'에서 과학의 메카로 등장한 'CERN연구소'슈타인즈 게이트에서는 주인공의 시간여행을 탐지해 내어 같은 장치를 개발해내고, 이른바 타임머신을 완성시켜 그것을 이용해 세계를 암묵적으로 지배하는 악의 축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긍극적으로 주인공들을 추적해오죠.


결국 스토리상 주인공이 남용하게 되는 타임메세지 전송의 '나비효과'로 인해 주인공의 세계가 파괴되게 되는데... 그것을 유일하게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 처음 주인공이 실수로 전송했던 타임리프 메세지의 기록을 없애는 것입니다.


여기서 더 재밌는 것은 '존 타이터_존 티토'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입니다. 존 타이터에 대해 아시나요? 저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게 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이 아니더군요. ^^





> 시간 여행자 존 타이터(John Titor)?


John Titor는 2036년 미래에서 온 1998년생 남성이라고 주장했던 인물입니다. 인터넷 포럼에서 자신이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며 몇가지 예언을 남겼습니다. 적중한 것도 있고 빗나간 것도 있다네요. 재밌는 것은 인터넷 상에서 글을 올린 바로 이 사람이 타고온 타임머신은 그의 주장대로라면 2034년 CERN에서 발명된다고 하는 것. 애니메이션에서 CERN이 악역으로 등장한 이유가 다 있었군요. ^^



존 타이터의 예언을 정리해논 홈페이지 

(이렇게 90년대풍 웹사이트를 찾아가보니 정말 시간여행을 하는 듯 하다 ^^)



아무튼 존 타이터는 2000년 11월에서 2001년 3월까지 인터넷포럼에서 활동을 하고, '예정된 임무를 완수했다'라는 메세지를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췄다고 합니다. 그가 인터넷 포럼에 남긴 기록을 살펴보면 타임머신의 원리부터 패러렐월드(평행우주)의 설명, 과거로 시간여행을 왔다가 미래로 돌아가는 방법 등 매우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죠 ^^


더 재밌는 것은 슈타인스 게이트에서 주인공이 제거해야하는 시간여행의 첫기록, 이것을 삭제하기 위해 IBM 5100이라는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점점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있지만 그 이유를 알면 기가막히다)



IBM 5100?



이 컴퓨터가 뭔데?


다시 존 타이터의 이야기로 돌아와보면, 시간여행자 존 타이터가 과거로 온 이유가 바로 이 특수한 초기컴퓨터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는군요. IBM에서 1975년에 만들어진 이 컴퓨터에는 메뉴얼에는 없는 컴퓨터의 언어를 번역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기종의 컴퓨터로 BASIC이전의 IBM에서 독자적으로 만든 언어를 디버깅할 수 있다고 밝혀졌다니 참 신기하네요. ^^




> 그래서.. 이 애니메이션은...


'시간여행' '평행우주'의 소재를 다룬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막힌 구성이 일품이었습니다. 현실세계와 픽션을 적절하게 섞어놓은 위의 요소들이 바로 그것이죠 ^^ CERN, 존 타이터, IBM 5100 등 타임머신의 음모론과 실체감 있는 요소를 작품의 소품과 스토리속에 그대로 녹여넣었다는 것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리고 매력없는 주인공 캐랙터, 이제 반해 주인공보다 더 매력적인 다른 주인공 캐랙터들을 보는 재미도 있더군요 ^^




또 다른 주인공인 천재과학자 마키세 크리스, 1화에서 죽는다?



Steins Gate의 '슈타인'은 아인슈타인의 이름을 빌린것이다.




과연 문자메세지(SNS)를 과거나 미래로 전송하는 기술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참 재밌는 발상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나니 아날로그 세상에서의 시간여행은 불가능할 것처럼 느껴지는데 디지털 정보는 과거-현재-미래를 구분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착각+상상력을 유발하는군요 ^^


더 재밌었던 것은 제가 이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때쯤... 실제로 CERN이 빛보다 빠른 물질을 발견했다고 신문에서 떠들어댔기  때문입니다. 후에 오차라고 판명되긴 했지만 참 신기했어요. 시간여행관련 애니메이션을 보는데 그날 인터넷뉴스에서 '빛보다 빠른 입자 발견'이라뇨.. 그것도 현실의 세계에서 실존하는 CERN연구기관에서 ㅎㅎ


아무튼 1년전에 감상한 애니메이션이라 혹 놓친 요소가 없는지 다시 한번 처음부터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 더 재미난 요소를 발견한다면 내용추가를 해봐야 겠군요. ^^ 여러분도 아직 이 작품을 모르신다면 오늘부터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총 24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극장판이 나온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언제 나올지 궁금해지는군요.



<참고문헌> 

* 슈타인즈 게이트 위키피디아 / * 시간 여행자 존 티토의 홈페이지 그리고 위키피디아 

* CERN 위키피디아 / * 빛보다 빠른 입자 뉴스, 헤프닝에 지나디 않다 뉴스



* 최근 시간여행과 관련된 영화 '루퍼, Looper 2012'를 보게되니 또 감회가 새롭네요.

“Time travel has not yet been invented. But 30 years from now, it will have b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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