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19. 09:00ㆍIT⚡리뷰
윈도우8, 저는 다른 분들보다 비교적 일찍부터 사용해봤습니다.
Developer Preview와 Released Preview가 나왔을 때 쭉 사용해왔고, 결국 파격적인 프로모션 가격으로 정품을 구입했죠. 제 판단으로는 윈도우8은 호환성이 좋은 편이고, 구형 PC에서도 잘 돌아갈 만큼 가볍고 빠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상당히 마음에 드는 OS입니다.
그렇지만 단점도 많습니다. 아직 너무나도 빈약한 윈도 앱스토어, 그리고 뜻밖에도 국내 웹생태계에서 IE의 유일한 버팀목이 되고 있었던 애증의 Active X가 잘 돌아가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그나마 인기를 누린 IE가 윈도우8에선 오히려 걸림돌이 되어버린 묘한 상황이죠 ^^ 차차 개선된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온라인 뱅킹 이외에도 수많은 관공서 웹사이트들, 교육단체 등 모두 호환성을 맞추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변수도 많은데... 일단 윈도우8은 통합형 OS입니다.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올인원PC, 일반 데스크탑 PC, 터치형 노트북, 일반 노트북, 하이브리드 PC, 마소가 직접 제작한 서피스(Surface)까지 모두 윈도우8 단일 OS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모바일OS와 PC OS는 분리되어 개발되곤 했는데, MS의 이런 새로운 통합형 OS의 시도가 빛을 발할지, 아님 PC에서 경험하던 업무 스트레스(?)가 태블릿에서도 그대로 전해질지... 아직 더 많은 사용자 경험이 쌓이기 전까지 평가할 수 없는 상태죠 ^^
또한 태블릿PC 시장이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양분화되어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8 /RT의 진입장벽은 상당부분 높다고 할 수 있 수 있습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윈도우 기반 디바이스에 익숙하다 하더라도, 윈도우8의 새로운 UI는 일반인들에게 그저 화려한 시각효과로만 비추어 질 수 있습니다. 종국에는 사용법을 새로 익혀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큰 흥미보다 피곤함을 느끼겠죠. 따라서 윈도우8을 선뜻 구입하는 유저들은 생각보다 적을 것입니다.
다만 앞으로 판매될 신형 노트북과 PC에는 윈도우8이 기본 탑재되어 출시 되고 있고... MS도 위에서 언급된 부분들을 잘 알고 있기에 윈도우8 가격을 이전 제품들보다 크게 낮추는 변화를 시도했죠. 이러한 상황속에서 윈도우8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 vs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정리해봤습니다. :)
> 윈도우8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윈도우8의 시대가 올 것인가?
1.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인해 터치 디바이스에 익숙해졌다. 이제는 PC도 터치스크린이 아니면 사용하고 싶지 않은 세상이다.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어 그래. 바로 이것!' 하면서 꼭 찝고 싶은데 윈도우8에서는 이제 그것이 가능해 졌다는 말씀. 사람들이 올인원PC를 구입한다면 당연히 윈도우8이 탑재된 제품을 구입하게 될 것이다.
2. 윈도우 OS의 기능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태블릿 OS로 변신하는 통합형 OS다. 기존에 사용하던 프로그램들과 게임의 대부분이 모두 잘 돌아간다.
3. 새로운 것을 써보기 원하는 유저는 항상 있다. 윈도우8은 지금까지 다른 UI를 채택함으로써 얼리유저들을 유혹하기 충분하다. 시작 버튼이 없어진 불편함을 금방 잊어버리게끔 새로운 UI에 적응한 일부 파워유저들이 금방 다른 일반유저들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4. 빠르다. 구형컴퓨터에서도 비교적 쾌적하게 잘 돌아간다. (윈도우 비스타 시절의 MS를 생각하면 안된다. 마소도 그 동안 놀고있지는 않았다.)
5. iOS, 안드로이드OS가 PC를 위협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아직 그래도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선 윈도우PC가 필요하다. 새로 출시되는 노트북 + PC 신제품들은 윈도우8이 탑재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유저들은 윈도우8에 익숙해질 것이다. 하이브리드 PC를 구입한다면 평소에는 태블릿으로 쓰다가 키보드를 펼쳐 노트북으로 쓰는 재미도 있다.
6.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하다.
삼성 아티브, 평소에는 태블릿으로 쓰다가 키보드를 장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PC
> 윈도우8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
1. 익스플로러10은 인터넷뱅킹이 잘 안된다. 특히 국내유저들은 잘 돌아가던 Active X를 울며 겨자먹기로 써왔는데, 그 호환성마저 무너져 실망할 것이다. 쇼핑몰 카드결제도 잘 되질 않으니 그냥 사용하던 윈도우7이 마냥 편하고 좋다.
2. 윈도우7에 만족한 유저들은 굳이 윈도우8로 넘어가야 할 뚜렷한 필요요소가 적다. '윈도우7도 멀쩡하게 잘 돌아가는데 내가 왜?' 할수 있다는 것. 결국 윈도8이 기본으로 설치된 새로운 PC를 구입하기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보급률이 낮을 가능성이 농후한데 엎친덴 덮친격으로 PC의 판매율 마저 태블릿PC 때문에 하락하고 있다. 여담으로 MS가 야심차게 하드웨어를 자체제작한 MS판 태블릿PC '서피스'는 국내출시도 미지수. RT모델과 PRO버전으로 나뉘어 추가적인 불안성도 보인다.
3. 하이브리드PC들은 겉보기에는 좋아보이지만 지금 당장은 '계륵' 같다. 태블릿처럼 들고다니며 쓰기는 살짝 무겁고, 노트북 만큼 편하게 작업을 하기에는 편의성과 확장성이 살짝 부족하다. 가격도 높은 편이라 얼리어답터만 들고다니는 아이템이 될 수도 있다는 뜻.
4. 앱 스토어에 아직 쓸만한 앱이 제대로 없다. 하나씩 추가되고는 있지만 갈길이 멀어보인다. 카카오톡이라도 윈도우8 앱 스토어에 추가되면 숨통이 좀 튀일 것 같은데.... 알다시피 카카오톡은 모바일에만 전념하느라 정신이 없다. 한마디로 킬러앱이 부족하다.
5. 굳이 Mac생태계와 비교하자면 각 기기와 서비스들의 연결성이 부족하다. iCloud, iMessage, Facetime으로 대표되는 맥, 아이폰, 아이패드 협업은 대단히 매끄러운 일체화 경험을 제공하는데 반해, 윈도우가 제공하는 Skype, Skydrive, Outlook 서비스는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다. 윈도우8과 앱 스토어는 이제 막 시작한 것에 불과하고 윈도우폰은 아직 시장에서 제대로 발을 붙이지도 못한 상황이다. 비전을 제시할만한 것은 결국 오피스밖엔 없지 않은가..?
(윈도8, 기다려야 할 이유 다섯가지)
태블릿 시장에서 윈도우가 인기를 끌기는 어려워 보인다. 마련된 앱도 차이가 나고 MS는 아직 후발주자이기 때문.
> 결론?
해외시장에서 윈도우8이 탑재된 PC는 어느정도 성공할 것이다. 태블릿에서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작지만) 소폭 점유율을 올릴 수 있을 듯. 애플처럼 MS의 팬들도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국내 PC시장에서 성공은 미지수다. 다만 신제품PC에 윈도우8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고, 체험매장에서 윈도우8이 메인이 되어가는 것을 보면 표면적인 성공은 이룰 것이다. 그렇지만 태블릿시장에서는 실패할 것이다. 아이패드와 넥서스7 같은 합당한 가격에 검증된 경험을 제공할 태블릿들이 많은데 굳이 오피스가 잘 돌아간다고 Windows 8 태블릿을 구입할 유저가 얼마나 되겠는가? 결국 하이브리드PC를 구입하는 유저들은 대다수 노트북이 필요했던 사람들일테니 하이브리드PC 판매실적을 태블릿PC 시장에서의 성공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MS CEO인 스티브발머는 서피스야말로 모두의 입맛을 맞춘 태블릿이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태블릿은 '생산적인-Use'보다는 '소비적인-Use'에 맞춰 태어났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선입관이자 정설로 통용되고 있다. 그런 유저의 심리를 한번에 부수기에는 윈도우8 태블릿(+ 서피스)가 가진 장점이 좀 부족해보인다. 태블릿으로 쓰다가 키보드를 장착하면 짠! 워드작업도 쉽고,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만들고 엑셀작업까지! 멋지긴 한데 태블릿으로 일하고 싶은 워커홀릭이 그리 많지는 않을 듯.
반반의 성공과 실패를 이룰 윈도우8, 결국 앞으로 어떤 UX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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