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길들이기] 몬길의 끝을 보다. 미나 합성으로 뽑기 성공 (TCG와 모바일 RPG 게임 트렌드에 대한 고찰)

2014. 2. 23. 09:00패션매거진👔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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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모 회사의 게임부서에서 일하다보니 평소에는 관심이 없던 카카오게임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신작 카카오 게임이 나오면 어떤 게임인지 분석 및 최근 트렌트 파악을 하기 위해서 플레이해보고 게임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바로 탈퇴-삭제해 버리곤 했는데요. 극소수에 게임 몇개는 아직까지 즐기고 있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지난 2013년 8월에 처음 출시되었던 '몬스터 길들이기'(이하 몬길)는 출시 이후 즐곧 매출 순위 1위를 지키다가 애니팡2가 나오면서 1위자리를 내주게 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아직까지도 참 재밌게 즐기고 있는데... 첫인상이 '지금까지 해본 카카오 게임 중 꽤 괜찮네. 잘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의 첫번 째 카카오 플랫폼 게임입니다. 



처음에는 크게 몰입하지 않았던 '몬스터 길들이기'


모바일 게임이 애니팡, 쿠키런 처럼 캐주얼 게임에서 슬슬 RPG와 같은 미드코어 게임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을 제시한 게임이라고도 하더군요. 어쨌든 몬길을 몇번 놀아본 이후  늘 그렇 듯 흥미를 잠깐 잃었었습니다. 딱히 어떤 게임성을 가진 게임인지를 쉽게 인지하지 못했고, 게임에 시간을 할애하기에는 너무나도 바쁜 일정이 계속되었기 때문이죠.


그러더니 어느 날 처음에는 없었던 '자동전투'모드가 업데이트 되더군요.  처음에는 '왜 게임을 자동모드로 하지?'라는 어리숙한 생각을 했습니다. '몬길'이 재밌게 보였던 이유는 기존의 간단한 조작성을 가지고 있었던 모바일 게임에서 탈피하여 필드맵을 누비 듯 캐릭터를 조종하고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 재밌게 보였기 때문이었죠.


> TCG와 RPG의 만남? '헬로히어로''몬스터 길들이기'


그러던 중 지인들로 부터 '몬길의 재미는 [쓸만한 몬스터]를 뽑아서 키우는 맛이다'란 설명을 듣게 되고, 한 몬스터를 30레벨까지 모두 성장시키면 돈을 쓰지 않고도 '수정(캐쉬템을 살 수 있는 게임머니)'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재미를 붙였습니다. 이렇게 모은 게임머니로는 랜덤으로 몬스터를 뽑을 수 있게 되는데... 이렇게 랜덤으로 게임의 아이템이나 캐릭을 뽑는 시스템을 전문용어로 '가챠=gacha'라고 하더군요.  게임분야에서는 널리 쓰이는 용어로... 뽑기 기계에 돈을 집어넣으면 아이템이 달그락 거리면서 무작위로 떨어지는 의성어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일본어에서 덜그럭에 해당되는 가챠가챠(がちゃがちゃ)가 어원이라고 하는데, 처음에 게임부서에서 번역을 하다가 이 용어를 들었을 때는 영어의 I got you (gotcha)에서 나온 말인 줄 알았습니다. ^^


어쨌든... 이 게임의 가장 큰 백미는 바로 어떤 캐릭을 얻게 될 것인지, 어떤 아이템이 나올 것인지가 '올랜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게임의 재미이기도 하자 엄청난 수익원의 근원이기도 하며, 결국 '운 좋은 사람이 진귀한 것을 얻는다'는 교훈(?)을 주기도 하죠. 가끔은 확률이 정당한 것인가 의심이 들기도 하고, 엄청나게 레어한 캐릭터를 뽑을 때도 있습니다.


재밌었던 부분은 제가 다니던 회사의 게임부서 사람들은 모두 '헬로 히어로'라는 게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항상 업무 중 한켠에는 자동으로 게임 플레이가 돌아가고 있었는데, 어떤 게임인지 자못 궁금하더군요. 제가 좋아했던 RPG 게임 '파이널 판타지'와 같이 팀 덱을 맞춰서 턴제로 게임이 진행되는 듯 도 보였고, '요새 전투' 등 많은 부분 흥미로운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많은 부분 비슷하면서도 다른 길을 걷는 '헬로히어로'와 '몬스터 길들이기'



자세히 보니 개성있는 캐랙터가 다량으로 등장하는 것이나... 캐랙터를 성장시킨 뒤 합성시키면 더 높은 랭크의 캐릭을 랜덤으로 얻는 것 등 많은 부분이 '몬길'과 유사하더군요. 이후 약간의 조사를 해보니 이러한 '가챠 시스템'으로 캐릭을 모으고, 성장시키는 등 게임 시스템이 TCG게임(Trading Card Game)에서 빌려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런 게임 모델을 RPG와 접목 시킨 게임 중 '헬로히어로'가 가장 선두주자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즉 '몬길' 대부분의 게임시스템은 '헬로히어로'의 모델을 그대로 빌려온 것이고... '헬로 히어로'는 모바일 게임에서 큰 인기를 끌던 TCG게임  시스템을 많이 가져왔죠. 지금도 두 게임은 비슷한 부분을 많이 공유하면서 신규 컨텐츠가 업데이트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TCG + RPG류의 인기가 검증된 만큼 비슷한 게임들이 셀 수도 없이 많이 나오고 있죠. ^^)



> 자동사냥, 자동전투는 모바일 RPG의 필수 요소


서론이 매우 길었는데... 어쨌든 '헬로히어로'보다는 '몬길'이 저에게는 더 재밌는 요소가 많았고, '자동전투' 시스템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면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게임을 할 수 있다." "단언컨대 자동사냥은 모바일 게임에 최적화된 게임 시스템이다." 뭐 이런 것들을 깨닫게 된 것이죠.



만능 거치대를 가져다 놓고 회사에 몬길 시스템을 구축했던 적도 있다 (게임 팀에서 일했기에 가능했던 이야기)



모바일 게임을 즐기게 되는 가장 커다란 유인 중 하나가 출퇴근길 적적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무료한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등등 입니다. '약간 몰입'을 할 수는 있지만 작은 화면을 한참 들여다보기는 여간 피곤한 것이 아니죠. 그리고 현대인들은 게임을 할 시간이 매우 적습니다. 속된 말로 먹고 살기 바쁜데 게임까지 대작 게임을 즐길 시간이 어디있겠냐는 거죠. 


2~5분 안에 끝나는 짧은 스테이지성 플레이 타임이 스마트폰 게임의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고, 이마저도 플레이 시간을 절약해 주는 것이 바로 '자동'으로 게임을 돌려서 내 캐릭을 육성하거나 전리품을 보상받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부터 시간만 나면 '자동전투'를 무한모드로 돌리고 있었다.



콘솔이나 PC보다 현란한 컨트롤이 비교적으로 제한받을 수 밖에 없는 모바일 환경에서는 더욱 더 '자동전투, 자동사냥 시스템'이 환영받습니다. 이제는 게임도 '완전 몰입'해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마치 영화감상을 하는 것처럼 플레이어는 '관전'을 하고... 덱 설정이나 스킬 사용 등 일부분만 컨트롤 하는 '선택적 참여'로 게임의 재미를 대신합니다. 이런 게임류의 진정한 재미는 결국 캐릭을 '랜덤'으로 뽑는 '운', 그리고  강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컬렉션'하고 싶다는 수집욕을 자극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었죠.


여담이지만... 캐주얼, RPG, 퍼즐, TCG 등 거의 모든 장르의 무한 복제가 일어나고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특히 카카오게임 시장에서) '가챠시스템'와 '자동전투', '캐릭 꾸미기 커스티마이징' 등등에 시스템은 어떤 게임이 성공하면 바로 다음 게임이 복제해서 나오는 이상한 순환구조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참...



> 그래서... 결국 몬길의 끝을 보다. 몬길 끝판왕 '미나' 뽑기 성공


캐릭을 뽑는 것도, 합성하는 것도 모두 '운'에 의존해야 하는 '가챠'이기 때문에... 같은 랭크의 캐릭이라도 강한 상위권에 캐릭을 뽑는 유저가 게임에 매우 유리해지는 것이 몬길같은 게임의 게임성입니다.




몬길에서 '6성' 캐릭이지만 일명 사기 캐릭으로 불리우며 '7성'으로 불리우는 미나를 어제 뽑았습니다. 많은 신 캐릭터가 업데이트 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이 캐릭의 인기를 뛰어넘는 캐릭은 아직 없더군요. 참고로... 5성 몬스터 2마리를 풀강화 시킨 후 '합성하기' 버튼을 눌러 놀랍게 'Get'한 4번째 '6성'입니다.


참고로 제 6성 히스토리는 '아즈모펠' -> '광명의 레이나' -> '비정의 엘로이' -> '미나' 입니다. 지금까지 6성 뽑기 운은 그럭저럭 좋은 편인가 보네요.


미나를 뽑은 기념으로 작성을 시작한 글인데... 어떻게 쓰다보니 제가 게임부서에서 일했던 경험과 모바일 게임의 장르 융합 트렌드, 자동사냥 게임성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 어쨌든 이제 모바일 게임은 쉬엄쉬엄 즐기려고 합니다.

'몬길'은 어느정도 끝판 몬스터를 뽑았으니... 그런데 2014년 7월 7일, 7성이 나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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