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1. 21:44ㆍIT⚡리뷰
"컴퓨터를 스마트폰이나 휴대용 게임기 처럼 들고 다니면 어떨까? 필요할 때는 업무용 컴퓨터로 쓸 수 있고, 게임도 즐길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지..."
이런 상상을 많이 해보셨을 텐데요. 사실 들고 다니는 컴퓨터는 예전부터 UMPC라는 네이밍으로 간간히 출시가 되어 왔었습니다.
다만 발열 문제나 무게, 배터리 등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었고... 아직 기술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낼 수 있는 CPU가 당시에는 없었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는데요.
스팀덱을 필두로, 들고다니는 PC게임기가 전성기가 될 조짐이 보입니다. ASUS에서 선보인 ROG ALLY (로그 엘라이)라는 녀석이 바로 그 포문을 연 것 같네요.
ASUS ROG Ally 에이수스 로그 엘라이 UMPC
먼저 이 제품을 처음 보았을 때는 ROG ALLY (아수스 알오지 앨리)라고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제조사는 아수스가 아닌 에이수스로 불리우기를 원하고 있는 것처럼, 이 기기는 '엘리'가 아닌 '엘라이'로 불리우기를 원하고 있다고 하네요.
유독 ASUS는 왜 항상 외래어 표기와 실생활에서 말할 때 헷갈리는 네이밍을 많이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브랜드의 전통이라고 해야 하나요 ? ㅎㅎ
아무튼 그래서 유저들 사이에는 로그 앨리, 로그 엘라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불리우는데요. 저는 편의상 ROG Ally라고 쓰겠습니다. ALLY의 어원은 Play All your Game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보이시는 것처럼 양쪽에 콘트롤러가 있는, 얼핏보면 닌텐도 스위치를 연상시키지만 실제로는 윈도우OS 운영체제가 돌아가는 컴퓨터 입니다. 그리고 Xbox 컨트롤러 방식의 조작과, 터치스크린도 쓸 수 있어서... 사실상 들고다니는 고성능PC라고 할 수 있죠.
뒷면 디자인은 로고를 통풍구로 활용한 독특한 디자인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크로 키가 하나씩 있어서 게임에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무게는 약 611g인데... 고성능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C라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러한 성능이 가능했던 이유는 AMD의 엄청난 노력과 발전이 있었기 때문이죠. AMD 라이젠 Z1 Extreme칩이 탑재되어 무시무시한 성능을 자랑하는데... 개인적으로 스팀에서 구입만 해두고 플레이 하지 못했던 플레이스테이션발 게임들도 잘 돌아가더군요. 예를 들면 호라이즌 제로 던이나, 디트로이드 비컴 휴먼, 언차티드 시리즈 등등...
사용법은 초기에 조금 헷갈리는 편이라서, 메뉴얼을 한번 보고 버튼을 잘 익혀두는 것이 좋습니다. 조작 모드 게임패드 모드와 데스크탑 모드를 전환할 수 있는데, 이게 익숙해지니 그 다음부터는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오더군요 ^^
Xbox 라이브 덕분에 고전 게임들도 즐겁게 즐길 수 있고... 제가 좋아하는 고전 게임들 중 엑스박스 플랫폼으로 리메이크된 게임 풀 쓰로틀 (Full Throttle)을 플레이 해보니 예전에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키보드와 마우스를 두들겨 댔었는데... 이렇게 양손으로 손에 쥐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참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엑스박스 컨트롤러 규격을 지원하는 게임들은 콘트롤러 입력을 통해 더 실감나게 게임을 즐기는데 도움이 되었구요.
ASUS ROG 시리즈다 보니 기기의 세팅은 아머리 크레이트(Armoury Crate)라는 앱에서 튜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ASUS 제품이라서 MyAsus 앱을 통해...
위와 같이 관련 드라이버나 펌웨어 업글 등의 관리를 할 수 있죠.
ROG Ally를 구입하실 분들이라면 아셔야 할 부분이 있는데요. ASUS의 설계 미스로 microSD 메모리를 끼워서 사용하다보면, 풀 성능 모드에서 가끔 열이 외장 메모리 슬롯 쪽으로 흐르게 되어 메모리가 고장날 수 있는 결함이 있고, 이걸 제조사가 설계미스라는 것을 인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신 펌웨어서는 발열로 인한 이러한 고장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어느정도 성능을 제한하는 패치가 들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microSD 메모리를 쓰지 않거나, 풀 성능을 뽑아내는 것을 크게 신경쓰지 않으신다면 무시할 수도 있는 내용이긴 하네요.
ASUS ROG 엘라이의 성능은?
게이밍 UMPC인 만큼 3D 그래픽 성능부터 측정을 해보면... 파이어스트라이크는 7500점을 넘기고..
타임스파이는 3101점이 나옵니다.
씨네벤치 R23의 점수는 13800점이 나오네요.
긱벤치6 기준으로 멀티코어 점수는 10674점 (싱글코어는 2317점)
그리고 OpenCL 점수는 31764점과 Vulkan 점수는 35534점이 나옵니다.
스토리지의 경우 최대읽기속소 4279MB/s가 나오고, 최대쓰기속도는 1840MB/s 입니다. 이 정도 고사양 PC를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다니 정말 시대가 많이 변한 것 같네요. 게이밍 노트북이 데탑 못지 않는 성능을 내는 시대가 왔을 때 엄청 놀랬는데, 이제 양손에 들고 즐기는 고성능 게임PC라니... 꽤 혁신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ASUS 로그 엘라이는 게이밍 컴퓨터가 이만큼 작아질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 첫 UMPC이고... 앞으로의 발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멋진 디바이스입니다. 아직도 이걸 들고 다니면 닌텐도 스위치야?라고 하는 분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윈도우11이 돌아가는 컴퓨터라구! 라고 하면 다들 놀래곤 하지요.
로그 엘라이 덕분에 이제 카페에 가서 스팀 콘솔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되었는데요, 이제 컴퓨터는 집에 놓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언제든 꺼내서 게임을 즐기는 디바이스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1세대 제품이 아닌 2세대가 더욱 기대가 되기도 하며, 이미 레노버(Lenovo)에서 닌텐도 스위치 처럼 컨트롤러를 착탈할 수 있는 리전 고(Legion Go)의 소식도 들리고 있으니... 앞으로 펼쳐질 UMPC 게이밍 컴퓨터들의 경쟁이 거세질 것 같네요. 아참, 가격대는 100만원이 아닌 99만원대이니, 재고만 확보할 수 있다면 구입해볼만한 멋진 휴대용 컴퓨터 입니다. :)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