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7. 09:56ㆍ일상🤔Scribble
지금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가장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텔레그램(Telegram)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14년 3월의 일이다.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고, 강력한 암호화 기술로 보안에 철저하다는 것,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것, 광고가 없다는 것, 멀티플랫폼 지원 등, 어찌보면 모든 메신저 서비스가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하는 요소들이지만... 여기서 재미있던 사실은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수익모델, 즉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도 유료화할 생각이 없고, 메신저 서비스를 위한 서버 등 필요한 비용이 모두 창업자의 개인 자산으로 충당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재산이 다 떨어질 때 까지 평생 무료 정책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것이라고 해서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싶었는데... 지금와서 크게 이슈화되고 있는 소식을 들어보니 러시아의 페이스북이라고 불리우는 VKontakte (vk.com)을 만들었던 사람이라고 한다.
여담이지만 vk.com은 아주 예전 러시아에서 온 방문객을 Couchsurfing을 통해 맞이했을 때 구경해 본적이 있는데, 페이스북 UI와 매우 비슷한 서비스다. 페북처럼 다국어 지원을 일찌감치 지원했기 때문에 한국어 서비스도 되고 있으며, 사이트에 접속해서 소개페이지를 잘 들여다보면 텔레그램 개발자인 파블 두로프(Pavel Durov)의 프로필이 스크린샷으로 소개되어 있는 것도 구경해볼 수 있다. (그의 프로필을 들여다보면 5개국어 능통자인데,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와 동갑이다. 심지어 잘생겼다 )
▲ 공식 한글화 서비스도 발표한 텔레그램, 국내에서 더 흥할까?
2014년 9월 말 쯤, 갑자기 '텔레그램'을 검색해서 들어오는 블로그 유입이 많아져서 '무슨 일이지?'라는 생각에 이유를 알아보았더니...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정부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이른바 '사이버망명'차 선택된 메신저가 '텔레그램'이라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페이스북 메신저(Facebook messenger)도 있고, 같은 계열의 원조격인 왓츠앱(Whatsapp)도 있고, 구글의 행아웃(Hangouts)도 있고... 조금 더 일찍 일정시간 후에 메세지가 삭제되는 기능을 선보여 인기를 얻었던 스냅챗(SnapChat)도 있고... 접근성이 뛰어났던 해외판 메신저는 널렸는데 왜 텔레그램으로 국내유저들이 몰리게 된걸까?
카카오톡의 '쿨함'을 빼앗은 텔레그램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 글에서 이야기해보고자 하는 포인트는 단 한 가지이다. 초기 카카오톡에 보여주었던 '쿨'한 모습을 '텔레그램'에서 찾을 수 있었기 때문. 결론부터 말하자면 군더더기 없이 메신저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여기서 카카오톡이 처음 국내에서 각광받고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를 생각해보자. 문자메세지를 무료로, 아무런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다. 즉, 어떠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당연히 이런 '쿨'한 서비스로 사람들이 몰린다. 유저층이 형성되고 기존 유저층은 기하급수적으로 추가 유저들을 불러모은다. 카카오톡 사용을 기피하는 유저들도 있었지만, 이미 대세는 '카톡천하'이다. 친구와 소통을 하려면 설치해서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 카카오톡이라는 문화가 생성된다. 그리고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나온다.
'어떻게 이런 서비스를 무료로 운영할 수 있지?'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카카오톡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개인돈을 퍼부어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는 소식과, 100억 적자를 보고 있지만 서비스는 계속할 것이라는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미 팬들이 형성되었고, 유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카톡 서버가 내려가서 불편을 겪어도 유저들은 카카오톡 편이었다. 무료로 좋은 서비스를 해주고 있는데 불평을 할만큼 큰 불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해본다면 유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카카오톡의 '쿨'한 모습에 유저들은 친구에게 느껴지는 '친근함'을 보았던 것이 아닐까? (카카오톡의 인기비결은 나름대로 이렇게 분석하고 있다. ^^)
▲ 사업을 확장하면서 점점 많아지는 카카오의 서비스들...
헌데... 어느순간 그 친구가 변했다. 모든 일의 원흉은 역시 '수익=돈' 때문일까? 게임을 하자더니 시도때도 없이 스팸성 초대문자가 오고,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흘러들어오기 시작한다. (좋은 서비스도 많았지만 조금은 정리되지 않는 서비스들도 많았다) 이젠 아예 금융결제시장까지 진출하겠다고 한다. 덩치도 한껏 키웠다. 국내 2위 포털업체를 한숨에 가져갔다. 앞으로도 계속 모바일 시장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 '수익'에 집중된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유저의 편의를 고민한 흔적은 있지만, 이상하게도 '수익성'이라는 단어가 자꾸 마음이 걸린다. 생각해보니 카카오톡이 언제부터 이렇게 수익형 서비스에 치중하고 있었던 거지?
기업은 이윤추구를 하기 위해 있기 때문에 '수익'을 위한 사업을 하겠다는데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전에는 '쿨'한 모습이 보였던 친구가 이제는 더 이상 내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사람들이 있는데... 그 와중에 '사이버 망명' 이슈가 나오니 자연스럽게 다른 '대체제'는 없는지 눈길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어? 예전에 내 친구에게서 보였던 순수함을 간직한 녀석이 있네... 이름하여 Telegram 심지어 기능도 좋고! :)
텔레그램 메신저에 급속도로 관심을 보이는 유저들이 많아지는 것은 어찌보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호기심으로 그저 설치만 해놓고(설치하고 사용안하는 앱들이 얼마나 많은가), 실제로 이용하는 메신저는 '카톡'일 거라는 예상도 쉽게 해볼 수 있다.
그렇지만 카카오톡이 과거의 보여주었던 '쿨한 모습'이 이제는 별로 없다는 것이 내심 아쉽다. 카카오톡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타트업 정신이 살아있는 서비스를 해오곤 했다. 유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유저가 왜 이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지를 잘 파악했고, 유저의 니즈를 재빠르게 해결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카카오톡의 주력 서비스는 이제 무엇일까? 정말로 메세징일까?
* 이 글에서 주고 싶은 메세지는 따로 있지만... 나중에 따로 이야기할 기회가 올지도 모르겠다.
다음카카오로 새롭게 출발한 카카오는 앞으로도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를 계속 내놓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텔레그램의 출현은 국내 메신저 서비스의 대표격인 카카오톡에게도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렇다할 견제 없이 한 방향으로 편중된다는 것은 자칫 초심에서 멀어지거나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 바람직한 경쟁은 늘 성장에 도움이 된다. 벌써부터 카톡 메세지가 서버에 저장되는 기간을 단축시킨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
어찌되었든... 텔레그램은 메신저 앱이 갖추어야할 장점들을 모두 가지고 있고, 예전부터 지금까지 쭉 핵심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카톡의 모습이 텔레그램에서 보인다는 것은 약간 이상한 상상일까?
혼잡성 없이 쉽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서비스를 신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텔레그램'은 카카오톡의 '쿨함'을 빼앗아 온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카카오톡도 프라이버시 모드를 연내 개발해 내놓겠다는 뉴스기사가 10월 8일 떳다.
애플이나 구글처럼 투명성보고서도 제출할 계획. 텔레그램으로 돌아선 일부 유저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까? :)
야후, 구글, 페이스북... IT공룡들의 메신저 쟁탈전, 집결지는 모바일결제시장 (Fintech 핀테크)
© Globalwebindex
야후는 최근들어 스타트업 메신저 서비스인 MessageMe를 인수했고, 스냅챗에 투자하는 등 새로운 메세징 서비스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구글도 마찬가지. 기존 서비스인 행아웃이 아닌 개별적인 형태의 메신저를 선보일 것이라는 루머가 돈다.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네이버 라인은 지속적으로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고, 페이스북은 이미 전세계 1위 점유율의 왓츠앱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페이스북 메신저 앱을 따로 내놨다. 여기에 중국 텐센트의 성장은 가히 괄목할만하다. 최근 조사자료에 의하면 왓츠앱을 뛰어넘어 1위가 되었다는 소식도 있었다.
지금까지 모바일 메신저가 수집할 수 있는 소셜그래프 데이터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인기 BM은 게임이었다. 카카오톡 게임의 성공으로 유명해졌고, 해외에서는 라인, 위챗에 얹힌 스마트폰 게임들이 활성화 된지 꽤 되었다.
헌데 이제는 '새로운 먹거리'인 모바일 결제 시장에 메신저 서비스들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O2O와 연계되는 시장이자 Fintech라는 용어가 떠오르기도 했고...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를 계속 Develop하고 있고, 네이버 라인은 최근 질세라 일본에서 라인 페이(Line Pay)를 공개했다. 페이스북 메신저에 결제기능이 숨겨져 있다는 제보가 나오기도 했으니... 어찌되었든 앞으로 한동안 모바일결제는 방식과 방법을 불문하고 핫이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