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27. 20:00ㆍMac 🍎 Apple
그동안 애플 제품군인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많은 Apple 제품의 리뷰와 활용법을 작성해오면서 여러 칭찬을 해 왔는데, 오늘은 유저 입장에서 애플코리아의 안일한 AS 사후서비스에 대한 쓴소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폰은 국내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성능과 편의성이 탁월한 제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을 하는 인기 제품인 만큼 당연히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곤 하죠.
다만 이따끔씩 누가봐도 어의없을 만큼 소비자 권리가 존중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애플코리아는 본사방침에 의해 책임이 없다, 수리해줄 수 없다. 원한다면 유상리퍼만 가능하다'라는 다소 무책임한 대응이 문제입니다.
아시다시피... '애플 아이폰 AS'라는 검색어로 조금만 탐색을 해보면 깜짝 놀랄만큼 앞뒤가 꽉 막힌 애플 코리아의 악명높은 AS정책 관련 후기가 하나 둘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끔 이런 문제가 제기되어 신문뉴스 기사화되면 해당 기사의 댓글에는 '삼성 알바냐, 앱등이냐, 나는 괜찮던데, 그래도 난 아이폰 살꺼임' 등등 장난스런 멘트와 옹호의 댓글도 올라옵니다. ^^ 그냥 웃어넘길 수도 있겠지요. 헌데 분명 문제가 있는 부분이 빈도 높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물론 애플 코리아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여타 다른 제조사들도 다 크고작은 문제를 떠안고 있습니다.)
정말 아쉬운 것은 융통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애플 코리아의 정떨어지는(?) 대처방안입니다. 물론 내부적으로 어떤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지는 알겠지만 무상수리기간이 남아있는 경우에도 어이없는 대처를 할 때가 있고, 조금이라도 AS기간이 지난 이후에는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때로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 소비자 과실로만 몰고 갈 때도 있죠. 유저 과실이 아닐 수 있는데 말입니다.
아마도 오원국님의 사태가 가장 극악한 사례가 아닐까 싶군요. 해당 사례는 객관적인 시점, 하청 수리업체와 애플코리아의 입장, 그 어느 시점에서 놓고 봐도 애플코리아가 100% 잘못한 정황이 드러나 있습니다. 해당 사건은 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우습게도 그냥 해프닝으로 잊혀져 가고 있죠.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말이 안되고, 한 기업이 갖출 수 있는 태도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참고글] Slownews.co.kr : 오원국 vs 애플코리아 어떤 잊혀진 싸움에 관하여
그 비슷한 일이 제 주위에도 일어났습니다. 아마도 애플코리아의 '이해할 수 없는 AS정책'에 대해서는 저 이외에도 수많은 분들이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그래서 어떤 부분도 과장하지 않고, 가감없이 사건 경위에 대해 정리해볼까 합니다. ^^
장황하게 설명할 것도 없네요. 짧게 요약합니다. 필요하다면 추후 더 상세한 경위를 기록해보겠습니다.
1. 아이폰5를 사용하던 중, 잠금버튼(애플은 이걸 잠자기 깨우기 버튼이라 불렀다)에 이상이 생겼다. 보증기간은 1년 3개월 정도 사용했으니 이미 초과된 무렵이었다.
2. 불편했지만 참고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품 자체의 하자가 인정되어 무상 수리가 된다는 소식을 듣고, 공식사이트에서 시리얼번호로 확인해본 뒤 공인 애플코리아 수리 센터에서 기꺼이 수리를 받았다.
3. 수리를 받은 이후부터, 전화 통화 시 통화음성이 잘 들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4. 수리를 해준 수유 'D모 일렉트로닉 수리센터'에 문의했다. 제품을 수리한 엔지니어의 답변은 : '애플 코리아 상위 부서에 물어봐야 한다. (문의 후) 그쪽에서 온 답변은 고장원인에 대해 애플코리아는 책임질 수 없다이다. 우리가 수리를 진행 한 것은 맞지만 발생한 문제는 무상수리 기간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원한다면 34만원을 내고 리퍼폰을 받아가라'
5. 애플 기술지원센터 (1544-2662)에 연락해서 상황을 설명했다. : '상단 잠금버튼의 문제 이외에는 이상없이 잘 쓰고 있었는데, 리콜 대상으로 배터리와 잠금버튼을 수리한 이후 통화시 상대방에게 통화음성이 잘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수리시에 발생한 것이 원인일 수도 있으니 알아봐 달라. 만약 수리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 소비자가 유상으로 해당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잘못된 책임 전가인 것 같다'
6. 애플 코리아의 공식 답변 : 수리 과정에서 스피커 및 음향부분은 건드린 적 없다. (아니... 배터리도 교체하고 잠금버튼도 수리하기 위해 뜯었을 텐데.. 건드린 적이 없다?) 무상 수리 안된다. 원한다면 유상리퍼만 해줄 수 있다.
▲ 사진은 애플 코리아 기술지원센터에 문의를 해보기 위해 사용한 아이폰6 플러스
애플 코리아 기술지원센터에 문의하기 위해 10분 정도의 통화 대기 시간, 20분 정도의 상황 설명, 15분 동안의 애플코리아의 답변... 4명의 애플 코리아 담당 관계자 상담 직원과 통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어찌되었든 애플코리아의 입장은 '잠자기 깨우기 버튼 (락버튼) 수리와 배터리 교체를 하는 과정에서 아이폰5를 분해한 것은 맞으나... 스피커 부분은 건드리지 않았음으로 애플코리아나 하청 수리업체는 책임이 없다. 수리를 위해 제품을 뜯었지만 애플은 해당 아이폰의 고장과는 연관이 없다'
무언가 그럴싸한 답변입니다. 실제로 수리 과정에는 실수가 없었을 수 있죠. 그냥 운 나쁘게 수리하는 타이밍에 저절로 통화용 마이크 부분이 고장났을 수 있습니다. 분명 그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요.
다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보시지 않습니까? 잘 사용하던 물품을 수리해주겠다고 7일 동안이나 가져간 뒤에... 그 시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당사의 잘못 아니다라니요...애플 코리아, 그리고 공인 수리업체는 해당 문제의 책임을 '건드린적 없다'라는 말로 회피하고 100% 소비자 과실이라 주장을 할 수 있는 상황인가요?
문제의 원인 해결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려 하진 않고... '어쨌든 보증기간이 지났으니 수리업체나 애플이나 책임이 없다. 제품 이상이나 하자에 관해 불만있으면 유상리퍼를 받아가라'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통화문제가 발생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잠금버튼 부분 수리를 요청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불편해도 그냥 썼겠지
수리를 해주겠다고 가져간 이후 나타난 문제와 고장 증상에 대해서 그쪽 부품은 건드리지 않았으니 연관이 없다라... 과연 누가 쉽게 이해해줄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볼까요. '조립PC에 램을 교체하려고 7일동안 수리업체에 컴퓨터를 맡겼습니다. 수리업체에서는 컴퓨터를 뜯고 램을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원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메인보드에 온보드로 들어가있는 사운드카드 모듈이 고장났습니다. 수리업체는 램만 추가했으니 사운드 온보드 칩은 건들지 않았다며 해당 문제의 책임을 회피합니다.' 이럴 수 있나요? 분해과정, 교체과정, 재조립과정에서 만에 하나 실수나 사고로 고장이 났다면 수리업체의 과실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7일동안 폰을 가져다가 수리를 했는데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는지 소비자가 어떻게 알겠으며, 애플코리아는 어떤 방식으로 신뢰와 보증을 해줄 수 있나요.
지금 애플코리아 유한회사에서 일하시는 직원분들, 협력 수리업체의 엔지니어 분들.. 여러분에게 직접적인 권한이 없고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다는 거 압니다. 다만 이 일이 자신에게, 또는 여러분의 가족에게 일어난 상황이라면 쉽게 수긍을 하시겠습니까? '원한다면 34만원 지불하고 리퍼폰으로 바꾸어가세요'라고 너무 쉽게 말씀하시는군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은 2014년 11월입니다.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애플 AS의 품질, 정책, 대처방안이 개선되기를 희망해봅니다. 국내 애플 코리아는 애플 재팬에 편입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주요 의사결정은 아태지 지역 본부인 애플 싱가포르에서 이루진다고 들었는데, 이것 때문인지 대응이 느리고 불편 사항이 많군요.
* 소비자로서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을 통해 개인이 기업을 대상으로 형사소송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오원국님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간접적으로 나마 이해가 갑니다. 어떤 네티즌의 댓글 표현을 빌리자면, 한국 애플의 일부 안일한 AS대응은 정말 가루가 되도록 까일 필요가 있습니다. 원인조사와 책임을 반사하고 무조건 리퍼를 돈 내고 가져가라구요? 허허허 그냥 웃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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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을 쓰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14년 12월 9일, 애플이라는 IT공룡기업을 상대로 1년 넘게 부당한 아이폰 AS사례를 바로잡기 위해 힘든 소송과정까지 마다하지 않은 오원국님이 끝내 승소했습니다. 슬로우뉴스에 실린 오원국님의 인터뷰 내용 중 한 부분을 발췌해 봅니다.
한국의 (Apple) 서비스 정책은 분명히 잘못돼 있다. 아이폰 사용자들도 알고 있는 분들은 다 알 거다. 제품은 좋지만, 서비스 정책은 좋지 않다. 이번 승소로 선례가 생겼는데, 저와 같은 경우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혹시 저와 같은 일이 생긴다면, 다 보상을 제대로 받으셨으면 한다. - 오원국 via slow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