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 군 영주권자 자원입대!

2012. 9. 5. 09:00일상🤔Scrib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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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2010년 11월 29일. 첫눈이 내리던 날이다. 늦다면 늦을수도 있는 내 군생활은 2010년 첫눈과 함께 시작했다. 당시 불과 6일전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민간인 2명이 피해를 입었고 많은 사람들이 불안한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자원입대서를 제출했고 모든일은 예정대로 잘 흘러가고 있는 듯 했다. 


전역한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리 먼 옛날도 아니고... 시간도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이런게 바로 군대 갔다 온 사람들만이 지닐 수 있는 여유다. 2년이란 시간 뒤돌아보면 정말 길면서도 짧은 시간이다. 



당시 새벽 3시에 SNS에 글을 올린것을 보면 잠을 이루지 못했나 보다. 누구처럼 군대가기 전부터 흥청망청 놀지도 않았다. 정리해 두어야 할 일이 너무 많 모든 걸 처리하는데도 1달이 넘게 걸렸고, 군대가는 당일까지 마무리해야 작업들 때문에 밤을 것이 기억난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긴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모든 일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남미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나는 영주권자로 군의무를 면제받았지만 가족들이 살고 있는 한국에서 정착하고자 자원입대를 결정했다. 쉽진 않은 결정이었다. 남보다 매우 늦은 나이에 군에 입대하는 것이었고, 같이하는 친구들 없이 이미 나 홀로 동떨어진 길을 걷고 있었다.


군입대를 하기전 부모님과는 7년동안 떨어져 지냈기 때문에 누구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잘 알고있었다. 그리고 군입대후 또 2년동안 가족을 볼 수 없다면 총 9년동안 가족을 못만나게 되는 것이니 어찌 쉽게 결정할 수 있었을까...


그렇지만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카투사지원에 합격하여 비교적 남들보다 수월한 군생활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 카투사? Katusa (Korean Augmented to Unites States Army)


인생에 딱 한번 오는 기회인 카투사 군복무. 어쩌면 조금 안일한 생각과 환상에 젖어있었을런지도 모른다. 카투사는 군인도 아니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지금와서는 그때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 카투사 전투병은 정말 어려운 보직중 하나다.


내 카투사복무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속에 육군도 울고갈 정도로 멋진 추억이 되었다. 아마도 카투사 전투병으로 잘못 걸리면 육군보다 더 고생한다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아주 자랑스럽게도 최고의 경험을 원하는 카투사들만 지원한다는 전투부대 야전공병 (Sapper / Combat Engineer MOS: 12B)로 보직을 받았다. 즉 전투공병이다.  모든 전쟁터에서 앞장을 서서 적의 방해물을 제거하고 보병들의 길을 열어주는... 이른바 최고이자 최악의 전투병 보직이다. 


맥 아더 총사령관 (Wikipedia)


알려진바에 의하면 총사령관이었던 오성장군 더글라스 맥 아더가 바로 Sapper Engineer였다고 한다.



네 주위에 있는 모든게 폭팔하기 시작한다면.. 그래... 바로 우리야!



폭팔물을 주로 다루는 야전 공병은 영화에 자주 나오는 밀가루형 폭탄인 c4폭발물을 다루고... 보병(Infantry)과 같지만 때로는 더 위험한 전투 훈련을 한다. 즉 전투병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고된 보직 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미군들과 똑같은 환경과 상황에 놓여 같이 생활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일상적인 굴레(Routine)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되었다는 것이다. 언젠가 Comfort Zone이나 Inner Circle 을 벗어나 다른 생활에 빠져보고 싶었다. 비록 그것이 내가 원했던 것과는 다를지라도...


평소 남보다 특별한 경험을 많이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이번만은 정말 달랐다. 전투병 보직을 받고 내가 느낀 감정이 바로 '이건 정말 다르군...' 이다. 신병때는 정말 힘들었다. 사람들이 왜 군대에 와서 자살을 하는지 이해하게 될 정도였으니까...  이제부터 내 군생활 속에서 깨우치고 배워왔던 일들을 정리해 볼까 한다. 가급적이면 소설처럼 자세히 쓰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내 생각과 한국군/미군에서 경험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것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고... 소중한 기록이 된다면 즐거운 추억의 한장으로 남지 않을까...

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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