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그는 사라지고 잡블로그만 남는다

2013. 2. 5. 08:30일상🤔Scribble

반응형

글을 시작하기 전에 파워블로그의 정의부터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내가 생각하는 파워블로그란 어떤 분야에 정통한 지식을 바탕으로 글쓴이의 생각이 잘 정돈된 '정보'를 웹에 퍼블리싱하는 블로거를 말한다. 사람들의 가치관이 다르니 파워블로그의 기준도 제각각 다를것이다. 


단순히 방문자수가 많은 블로그는 실시간 검색어나 핫이슈를 다룬다면 누구나 몇 천명이 오는 블로그를 쉽게 만들 수 있으니 파워블로그라 할 수 없다.


댓글이 많은 블로그는 블로그 운영자의 인기도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음으로, 스타블로그(인기블로거)라고는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단순히 덧글이 많다고 해서 그 사람이 어떤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웃의 교류가 많다는 점은 파워블로그의 충분 조건이지 필수 조건은 아니란 것이다.


파워블로그의 또 다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좋은 블로거'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더 자세하게 정리해보도록 하자 :)




> 그렇다면 왜 파워블로거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하는 걸까?


포토샵 강좌를 올리던 블로거가 이제는 온라인게임 정보만 올린다. IT분야의 다양한 지식을 올리던 블로거가 패션브랜드나 생활용품에 대한 리뷰를 올리기 시작한다. 여행정보를 올리던 블로거가 점차 자동차 정보를 다루는가 하면, 화장품리뷰를 쓰던 블로거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리뷰한다.




>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1. 아이디어, 소재의 고갈

첫번째로 내가 생각해낸 대답은 아이디어=소재의 고갈이다. 상대적으로 '글감'이 무한할 수 없는 장르가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벽에 부딪치게 된다. 맛집에 대한 블로깅을 하는 블로거가 있다고 해보자. 세상에 넓다한들 어찌 맛집이 무한대로 있을까... 아무리 발이 넓은 사람이라도 자신의 활동반경에서 벗어난 맛집을 찾아내기는 힘들 것이고, 언젠가는 소재의 고갈을 맞이한다.


화장품이나 요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화장품과 요리가 얼마나 다양한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 어쨌던 어떤 한 개인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화장품과 요리-레시피 정보를 공유한다 해도... 언젠가는 '글감'이 떨어지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나마 신제품이 계속 나오는 IT분야의 블로거들은 지속적으로 루머와 새로운 '글감'이 쏟아져 나오는 편이다. 그러나 다른 분야의 블로거들도 과연 그럴까?


그래서 블로거들은 점차적으로 더 글감이 풍부하고, 사람들이 더 좋아할만한 분야로 블로그의 테마를 확장시킨다. 그러다보니 자기 몸에 안맞는 옷을 입기도 하고, 누군가의 부탁을 받아 원치 않은 글을 쓰게 되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업데이트가 없는 블로그는 사실상 생명력이 질기지 못하다. 어떻게든 생명력을 늘리기 위해 블로거들은 오늘도 새로운 글감을 찾게 헤매게 된다. 어떻게 보면 생존의 방식이다.



2. 전업블로거의 등장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2007~8년만 해도 국내에 전업블로거는 드물었다. 아니 드물었다고 믿고싶다. ^^ 지금은 여러모임에서 전업블로거들을 자주 만나뵙게 된다. 위에 '생존'이라는 키워드와 연결되는 항목이 아닐까 싶다. 


전업블로거들에게 포스팅은 더 이상 '취미_Hobby'가 아니라 '일_Job'이다. 한마디로 그들은 프로블로거다. 포스팅을 써야 자신의 존재를 지속시킬 수 있고, 프로는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해낼 수 있어야 환영받는 시대다. 


전업블로거에 대해서는 아직 축적된 데이터가 없음으로 내가 잘 알지는 못하는 부분까지 다루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것도 블로그의 생명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관심받기 위한 글을 만들어야 하는... 어찌보면 '생존'의 몸부림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



3. 관심분야의 확장


사람들은 모두 하나 이상의 관심분야를 가지고 있다. 영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블로거가 항상 영화이야기만 하라는 법은 없다. 영화에 대한 블로그의 가장 쉬운 확장방법은 영화 -> 미드 -> 배우 -> 영화음악 이런 방식이 되겠다...


그렇지만 블로그 운영자가 만약 '커피'에 대해 포스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전혀 상관도 없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오는 것에 대해 독자(Reader)들은 알 수 없는 배신감을 느끼게 될까?


실제로 한 블로거가 이런 고민을 직접 포스팅 한적이 있다. '제가 이러한 분야의 블로깅을 해보려고 하는데, 이 블로그에 추가로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연재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따로 블로그를 하나 더 만드는게 좋을까요?' 라고 말이다. 


잘은 몰라도 2008~2010년이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럼 블로그 하나 따로 만들어서 운영해보세요'라는 조언을 했을 것 같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금은 반응이 너무나 달랐다. '그냥 한 블로그에서 계속 하세요' 라는 대답이 주를 이루었다. 


이제 사람들도 경험으로 깨닫게 된 것이다. 블로그를 만들어서 키우고, 활성화 시키고, 고정적인 방문을 해주는 이웃 네트워크를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말이다. 글을 편집하고 퍼블리싱에 이르기까지 요구되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열정이 2개의 블로그로 분산된다는 것이 마음처럼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소셜 미디어 전문가도 '블로그 하나 따로 만드세요'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없다. 주변에 블로그를 2개 운영하다가 중단한 분들도 심심치 않게 구경해 왔다. 또는 동시에 운영하더라고 어느 한쪽만 잘 되다보니 양쪽에 모든 열정을 쏟기가 어렵다. 결론적으로 다른 하나는 서브역할에 그치고 만다. 그래서 블로그를 2개 이상 운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 파워블로그는 사라지고 잡블로그만 남는다


이제 파워블로거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위에 3가지 이유 때문에 파워블로그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잡블로그가 살아남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UCC 콘텐트가 폭팔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를 벗어나서 스마트폰이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은 지금은 다양성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검색의 지배를 받는 시대가 열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그것이 어디있는지를 알아야 했다. Know-How가 담겨있는 곳이 어디인지(Know-Where)주목받는 시기였다. 그래서 원하는 정보가 가장 잘 정리되어있고, 빠르게 올라오는 블로그를 알아두고 구독하는 시기였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 검색을 한다. 그것도 PC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말이다. ^^ 혹자는 미디어의 돌파구는 '소셜'이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큐레이션'이라고도 한다.


어떤 이유로든 파워블로그는 점점 사라질 것이다. 우직함을 가지고 한 분야만 파는 파워블로거는 소수만 남는다. 그리고 잡블로그 (이것저것 다 올리는,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이 블로그 처럼 ^^)의 시대가 왔다. 파워블로그와는 달리 잡블로그의 가치는 네트워크 확장과 개인브랜딩에 있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 결론?


글을 쓰자.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자. 어떤 것을 올려야 할까 고민하지 말자. 어떤 글을 작성하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쓰면 된다. 그것이 블로거의 가장 원초적인 원동력이자 초심이다. 파워블로그라는 바운더리에 갖혀 테마와 카테고리에 제약을 받는 것보다는, 잡블로그가 되더라도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나는 여전히 한 분야에 집중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어떻게 보면 이 글에는 모순과 양면성이 다분히 존재하고 있다. 그래도 나는 글을 쓰는 것을 멈추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 내가 생각하는 파워블로그는 많이 없어졌지만, 그들이 블로깅을 멈추는 것이 정답은 아니므로, 파워블로그의 시대는 저물고 잡블로그가 주목받는 시대가 왔으니 말이다. :)


728x90
반응형